Harpsichord. 다들 음악책에서 사진으로만 한번쯤 넘겨 봤을법 한 악기인데.. 개인적으로 무지 좋아하는 악기다.

이상하게도 나에게 있어 피아노는 기계적인 느낌이 너무 많이 드는데다 태핑하는 음이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하프시코드는 뭔가 다른 매력이 있다.

하프시코드의 동작원리를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이건 피아노처럼 현을 태핑하는게 아니라 기타처럼 현을 긁는다. 지금 영상에서 보는 하프시코드는 2단으로 되어있는데 위엣단은 한 현만 긁는 건반이고 아래에 있는 건반은 두개의 같은 음을 긁는 건반이다. 자연스레 같은 음 2개를 긁는데.. 사람이 신의 영역의 주파수를 맞출 수준이 아니라면 두개의 현은 절대로 같은 음을 내질 않기에.. 오묘하게 코러스를 이룬다. 게다가 두 현을 긁는 순간도 동일하지 않기에 연주가가 빨리 건반을 치느냐 마느냐에 따라 같은 두음이 따당 울릴지 땅 울릴지 결정된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매력있는 것은 하프시코드는 피아노처럼 페달이 없다. 음을 하나 눌렀다 놓으면 바로 댐퍼가 현의 진동을 막아버려서 건반을 눌렀다 떼면 바로 음이 죽어버린다. 한 건반을 꾹 눌러놓고 있으면 서스틴이 길긴 하지만.. 사람 손가락은 제한되어있다. 피아노야 코드 하나치고 페달을 밟고 있으면 서스틴이 지속되기 때문에 거기에 중첩해서 몇몇 건반만 더 누르면 풍성해지기 쉬운데 하프시코드는 풍성한 느낌을 주기 위해선 엄청 열심히 누질러대야 한다. 그래서 하프시코드 악보들을 보면 콩나물 장사하면 돈 잘벌것만 같이 생겨먹었다.


여튼.. 무슨 사유에서 이렇게 센티멘탈하게 되어버린진 몰라도... 하프시코드를 이렇게 자유자재로 아름답게 다루는 이 남정네가 너무나도 멋있어 보인다.


- 08.17.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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