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가 있다. 인디언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가을이 되자 인디언 추장에게 부족들이 몰려와 올 겨울은 얼마나 춥겠느냐고 물었다. 추장은 잠간만 기다리라고 하고 자기 텐트에 들어와 기상대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다. 기상대에서는 겨울이니 물론 춥겠지만 얼마나 추울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추장은 밖으로 나와 말햇다. 좀 추울 듯하니 겨울을 잘 준비해라. 부족들은 돌아가 땔감을 모으기 시작했다. 얼마만큼의 땔감이 모이자 부족들이 추장에게 달려가 다시 물었다. 올 겨울에는 얼마나 춥겠느냐? 얼마만큼의 땔감을 모아야 하느냐? 질문이 이어지자 추장이 기다리라고 하고는 다시 기상대에 전화를 걸었다. 올겨울에는 얼마나 춥겠느냐고 묻자, 기상대의 대답이 지난번과는 달라졌다. 추워도 엄청나게 춥겟다는 것이다. 추장이 왜냐고 묻자, 기상대 왈. 요즘 인근의 인디안 부족들이 땔감을 모으느라고 난리인 것을 보니 올 겨울은 사상 초유의 한파가 밀려올 것이라나......
김정운 『노는 만큼 성공한다』 p.190~191
여기에서 가장 잘못한 것은 기상대다. 정확한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추론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이 그냥 예시처럼 보이지만 이미 우리나라에는 쉽게 일어난다. 예를 들어, 태풍 볼라벤 사건. 그리고 얼마전에 있었던 우리학교 사건도 똑같다.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부정확한 근거를 통해 계속해서 과잉 및 확대 생산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학교에서 644 같은 경우 수리 가형에다 과탐 1~2등급 선이면 상향이긴 하지만 찔러볼 만하다. 그리고 몇몇 과만 소위 빵꾸난 것인데 어느새 학교 전체가 빵꾸나서 침몰하는 수준으로 비추어 졌으니.. 누군가에게 한순간의 놀림감이겠지만 이로인한 학교의 타격은 생각보다 큰 것 같다. 미달사태가 벌어지지 않은 우리 과 조차도 조금 걱정된다. 학교 질이 나빠진 것도 아니고 단순히 입학점수 하나로 학교가 평가되는게 신기하다.
각설하고, 인터넷에서 나도는 정보에 대해서 제대로 확인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가끔 일베에 눈팅하러 가곤 하는데 그 싸이트에서 하나 배울점은 루머에 대한 검증이다. 가끔 저격한다는 식으로 글이 올라오는걸 보면 일베 내에서도 회자되는 글에 대해 자세한 분석을 통해 그 글이 정말 사실인지 가짜인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게끔 하는데 여타 다른 커뮤니티의 확인 없는 단순한 확대생산에 비해서 이점만큼은 다른 커뮤니티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악성 일베유저들의 이상한 주젯거리는 껄끄럽다.)
대선 이후에 트위터에서 논란있었던 일들도 막상 보면 그리 심각한 일이 아니지만, 고인 물에서 아무도 그것이 진짜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지 않고 확대생산 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위험하지 않나 싶다. 이상하게도 지인들의 말은 의심없이 받아들인다. 그 지인조차 자신이 퍼나르는 정보가 맞는 정보인지 틀린 정보인지도 모른채.
아직까지도 카톡에 어떤 전화를 받으면 몇십만원이 청구되니 하는 뻘글이 오가는데.. 이미 반년 전에 허위사실임이 밝혀졌는데도 퍼날라지고 있다.
좀 더 유치한 예를 들자면.. 버디버디 시절에 무슨 글을 복사해서 친구한테 돌리면 캐쉬가 들어온다니 뭐라니.. (이건 온전히 서버에 과부하 걸 목적으로 하는듯 싶다.)
기계같이 인풋을 받으면 정해진 아웃풋을 내느게 아닌 이상
어떠한 정보가 자신에게 들어왔을 때, 그 정보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주장에 걸맞게 해석되어야 한다. 누군가 지껄여대는 것은 그 누군가의 의견이지 나 자신의 의견이 전혀 아니다. 하지만 이전에 그 잣대를 세워야 하는데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잣대를 세우기란 쉬운일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기 삶의 잣대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뭐라든. 내 삶은 내가 살아가는 것이니까.
-1월 22일, 2013년. 페북에서 쓴 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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